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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시작하려고 하는 당신에게

3. 비건이 되고 나서 쓰지 않는 말

비건을 지향하고나서 내 언어습관 중 동물혐오적인, 동물착취적인 모습을 깨닫고 고쳐나가고 있다

 

1. 개-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일부 명사 앞에 붙어)) ‘헛된’, ‘쓸데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라는 뜻이라는 "개-" 는 사실 어원에 대해 여러 설이 있다고 한다. 동물 개가 아니라고도 하고, 정확히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원을 잘 알지못함에도 내가 "개-" 워딩을 지양하는 이유는, 우리가 인식하는 개가 동물 "개"이기 때문이다. 예능이나 1인방송을 보고 있으면 "개-" 워딩이 비속어라 그런지 동물 개🦮로 대체하는 경우가 태반이지 않은가. (예시로 짤을 몇개 들고 오고 싶었는데, 최근 예능을 안 봐서인지 찾기가 어려웠다. 이후 추가 예정) 1인방송이었나, 개저씨를 🦮저씨라고 적는 걸 보고 문제성을 확 체감한 거 같다. 비록 어원은 동물 개가 아닐지라도, 실제 사용은 동물 개를 혐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지양한다.

 

"개-" 가 아닌, "캡-" "대(大)-" 등으로 대체한다.

 

 

2. 꿀-

 

꿀은 비건이 아니다. 평생 벌이 평생 모으는 꿀은 5g 밖에 되지 않는데, 그 5g 은 그들의 양식이며 새끼를 키우고 길러내기 위한 것이다. 어떤 양봉업자들은 도망가는 걸 막기위해 여왕벌의 날개를 잘라내기도 하고, 여왕벌을 인공수정(강간시켜 임신) 시키기도 한다. 벌을 벌집에서 쫓아내려 살충제를 쓰기도 하고, 꿀을 뺏어간 후에는 설탕물로 채워놓아 벌이 영양실조에 걸려 죽기도 한다.

 

아래는 여왕벌을 인공수정 시키는 과정에 대한 그림이다.

<왜 비건은 꿀을 먹지 않는가> 에서

 

벌을 착취해낸 결과물인 "꿀"을 달달함의 상징으로 쓰는 것을 지양한다.

 

꿀과 유사한 맛인 '설탕-', '슈가-'. '조청-' 등으로 대체하거나, 발음이 비슷한 '귤-'로 대체한다.

ex. 꿀잼 -> 설탕잼, 슈가잼, 조청잼, 귤잼

ex. 꿀팁 -> 슈가팁, 귤팁

 

 

3. 박제

 

어렸을 때 방문했던 박물관에서 이런저런 동물의 박제를 본 적이 있다. 몇백마리의 나비 박제를 봤을 때, 몇백마리의 나비의 죽음이 와닿아 무서웠다. 상대의 행위를 오래 보존하고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박제"라는 은어를 쓰는 상황에서, 나는 그날의 죽음들이 떠올라 소름이 끼쳐 괜스레 사용하기가 꺼려졌었다. 물론 자연사한 동물을 박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이 보고싶어서 사냥해 동물을 죽인 후 오래 보존하는 박제도 많다보니 박제의 행위가 폭력적이라고 여겨진다.

 

'캡쳐', '고정' 등으로 대체하고 있었는데.. 최근 어떤 힙한 비건분이 '풀칠'이라는 제시어를 내주었다!!! 풀칠,,, 이것이 비건힙합

 

 

4. 일석이조, 두 마리 토끼를 잡다

 

하나의 돌로 두 마리의 새를 죽인다..

새를 왜 죽여요 ㅠㅠ

토끼를 왜 잡아요 ㅠㅠ

 

일거양득 등으로 대체한다.

 

 

5. 돼지같다, 여우같다, 짐승같다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동물의 이미지는 되게 단편적이다. 우리는 사실 그들의 본성을 잘 알지 못하고, 그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의 단편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며 욕으로 쓰곤 한다. 

 

돼지는 사실 자신이 먹을만큼만 먹고, 잠자리와 배변 장소를 가릴 줄 안다. 여우가 영악하고 교활하다는 것도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다. 설령 여우의 모습 중 영악하다고 해석될 만한 게 있을지라도, 그건 그들의 생태계 내 모습이니 감히 영악하다고 깎아내릴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짐승같다고 상대를 비하하는 건, 짐승 즉 동물을 인간 아래 존재로 보기 때문인데, 사실 당신도 알다시피 짐승은 '인간만도 못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이 '짐승만도 못한 존재'가 아니고. 인간과 동물의 우위를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스럽다'가 때론 칭찬으로 때론 욕으로 쓰이는 이중성처럼)

 

굳이 동물을 가져와 쓰지말고 표현하고 싶은 걸 그대로 묘사하면 어떨까.

ex. 너 되게 영악하다, 너 되게 하찮다.

 

 

6. -충

 

"충"자를 붙여 누군가를 까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벌레는 혐오할 대상이 아니라 벌레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혐오당해야 마땅한 존재가 아닌, 그냥 벌레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혐오 목적으로 벌레란 단어를 쓸 때마다 종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거랑은 다른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쓰레기 정도로 대체한다. (쓰레기는 비하표현으로 쓰여도 그..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

 

 

7. 집사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도도하고 까다로운 고양이님'을 모시는 '집사'라고도 칭하는 거 같다. 고양이가 아무리 '도도하고 까다로워' 보일지라도, 고양이의 생존은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고양이가 윗존재가 아님에도 윗존재인 마냥 칭함으로써 우리 손에 고양이 목숨줄이 달려있다는 경각심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거 같다. 

 

 

8. 소처럼 일하고 개처럼 놀아라

 

소를 일시키는 건 동물착취적인 발상이고, 개를 마냥 노는존재로 생각하는 건 개에 대한 대상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은 개도 일 시키지 않는가 (개썰매 등).

 

 

9. ㅇㅇ무새

 

 

10. 진주

 

 

11. 말짱 도로묵

 

 

 

인스타 @bevegan21